2019. 12. 23. 14:58ㆍ책
우리는 모두 시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영화 패터슨 리뷰]
가끔은 우리의 일상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운율 속에서 사소함의 가치를 알고 그것에 변주를 가하면
일상은 하나의 '예술'이 되죠.
여기 패터슨이라는 마을에 패터슨이라는 버스 기사가 있습니다.
그는 매일 똑같은 삶을 살며 떠오르는 영감을 시로 표현하는 시인 버스기사이죠.
매일같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그의 일상은 과연 '지루함'의 연속일까요?
그는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와이프에게 사랑을 전하고
시리얼을 먹으며 떠오르는 영감을 자신의 비밀 노트에 써 내려갑니다.
자신이 글로 인정을 받는 것을 떠나 쓸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지요.
와이프 또한 그의 글을 사랑하고 비밀 노트에만 있는 게 아까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자고 말하지만
패터슨은 그게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그는 일하기 전에 글을 쓰고 또 점심시간,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퇴근을 하고 아내와 저녁을 먹고 밤에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shades bar에 가서 꼭 맥주 한 잔을 하죠.
패터슨에게 영감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서 비롯됩니다.
버스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나 바에서 생긴 일,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가 모두 그의 영감이었던 것이죠.
이 영화는 패터슨이 보내는 8일을 세세히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하려는 것보다 평일의 예술과 사소함을 미학을 천천히 관객들에게 알려주려고 하죠.
글을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보내는 일상이 하나의 '시'라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강아지가 자신의 비밀노트를 물어뜯어 망연자실을 하던 중
패터슨은 자주 글을 쓰던 장소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남자는 패터슨에게 '시'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걸 이야기하죠.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패터슨에게 빈 노트를 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가끔은 텅 빈 페이지가 더 큰 가능성을 선사합니다"
아하!
가끔은 뒤늦게 일상의 조각을 깨닫곤 하는 우리.
패터슨은 다시 떠오르는 영감을 빈 노트에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지요.
우리의 인생이 예술이라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짐 사무쉬 감독이 예술가들에게 선물해주는 영화
<패터슨>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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