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딥앤와이드 출판일지 결산

2019. 12. 19. 15:14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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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창원점

 

1. 2019년이 저물어간다. 나름 다사다난했던 나의 28살. 누군가가 너는 무얼 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자세를 고치고 이런 것들을 했어요.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2. 얼마 전, 교보문고에 진행하는 출판 세미나에 참여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우선 내 새끼부터 챙겨보고 열심히 출판 동향을 살핀다. 에세이 코너 쪽에는 '작고 강한 출판사'라는 매대가 있었는데 작가정신 출판사의 신작 소설이 올라가 있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희망조차 하지 않았던 영역이었달까. 며칠 뒤, 1월에 나올 신간 표지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던 중 우리가 '작고 강한 출판사' 부분에 선정됐다는 걸 알았다. 내가 처량하게 바라봤던 그 자리에 이제 내 책이 있는 것이다. 가슴속에서 묘하고 이상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세상에, 우리가 작고 강한 출판사라니.

 

<출판하는 마음>에서 이경란 북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봐도 처음 출판사 차린 사람이 만든 첫 책처럼 보이면 슬픈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이 말을 메모해놓고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매일 판매지수를 보며 일희일비를 겪지만 노력의 산물이 이렇게 반듯하게 나타나면 출판에 대한 가치를 거대하게 느끼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지금 작고 강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3. 어제는 경인방송 라디오 녹화를 했다. 1인 출판사 대표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촌놈 두 명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방송 분량을 겨우겨우 뽑아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내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슈퍼 블랙홀 마하 진공상태가 되겠지. 아무래도 좋다. 뜻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한 번 꾹 참고 들어보지 뭐! 이번 주 일요일 FM 라디오 90.7 MH.Z 오후 6시에 다들 볼륨을 올리시길..

 

 

집이자 작업실

 

4. 1월에는 애정 하는 석환 작가님의 책이 나온다. 딥앤와이드의 두 번째 책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게 읽은 원고 중 하나였고 그래서 더 욕심이 난 것도 있다. 표지는 예쁘다. 우리는 정말 예쁜 책만 만드니까. 그 밖으로도 여러 작업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2020년도 숨 가쁘게 지나갈 것 같은 기분이다.

 

5. 어제는 친구와 소주 한잔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비중에 제일 무서운 비는 가랑비인데 가랑비같이 소리 없이 사람을 다 젖게 하는 게 가장 무섭다고. 우리는 항상 '축적'에 대해 무지한데 나는 집으로 가면서 무지함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지금도 소리 없이 쌓여가는 것들이 있다. 나는 온몸이 다 젖어버렸다는 걸 또 뒤늦게 알겠지. 가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6. 이사를 갈 예정이다. 나도 저축 좀 해보려고. 미련이 참 많이 남았는데 내 친구들을 한 번씩 다 재워줘서 미션을 완료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다. 나는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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